영덕군과 의성군 산불 피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불이 갑자기 번져서 틀니를 못 가지고 나왔어… 밥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어."
또 다른 할머니는 이렇게 말하십니다.
"나는 안경을 놔두고 뛰쳐나와서… 뭘 볼 수가 없어."

영덕 국민체육관 임시 보호소에서 만난 할머니는 힘없는 목소리로 마음을 털어놓으셨습니다.
그런데도 제 손을 잡으며 소보로 빵을 내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와 줘서 고마워요."
그 말이 더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이곳에서 얼마나 더 버텨야 할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채
작은 텐트 속에 몸을 맡기고 하루하루를 견디고 계십니다.
의성군의 한 어르신은 모든 걸 놓아버리신 듯
실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농기구랑 냉동고, 건조기까지 다 타버려서… 일을 할 수가 없어."
"우리는 땅에서 살아온 사람인데, 모든 걸 잃어버리니 꿈이 사라진 것 같아."

타버린 농기계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셨습니다.
산불은 단순히 집과 나무만 태운 게 아닙니다.
사람들의 삶과 희망을 불태웠습니다.
"돈 몇 푼 쥐여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을린 땅에 다시 씨를 뿌릴 수 있도록,
경운기, 농기계, 농작물이 필요해요.
지금,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천년의 사찰 고운사의 큰 종은 화마의 기운으로 금이 가 있었습니다
산불이 지나간 자리는 모든 것을 삼켜버렸습니다.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피해 주민분들은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정부와 사람들이 꼭 기억해주시면 고맙지요"
그래도 밥은 잘 나와요"
90세가 되신 할머니는 고통의 순간에도 긍정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절실한 지금,
우리가 잊지 말아야 3가지가 있습니다.
1. 이분들이 여전히 여기 있다는 것.
2. 이곳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는 것.
3. 우리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
우리의 기억이 이재민에게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분들의 목소리를 널리 알려주세요.
함께 기억하고, 함께 돕는 것이 중요할 듯 합니다.
공유와 관심이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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